<닥터스트레인지와 영국 브렉시트, 그리고 미 대선: 서구문명의 오만함에 대하여>(일부 스포 有)


2016년은 나에게도 다사다난한 해였다. 이는 분명 나 자신의 사적 행동으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라는 존재에게 영향을 주고, 나 또한 그 일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물로서의 다사다난한 2016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해방공간 하에서의 친일파 청산 실패로 인한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이 탈냉전기 대한민국 정치에 미친 영향"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탐구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문화와 정치 모두를 포괄하고 있는 이 주제를 먼저 다뤄보고자 한다. 요약하자면, 이 영화는 서구문명의 우월함을 과시하려는 오만함이 깃들어있고,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그러한 영화에서의 서구문명의 갈망이 현실세계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거대한 영화의 구성과 맥락을 탐구해보자. 영국 배우와 미국 자본이 합쳐진 이 화려한 그래픽의 영화는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한 주인공이 자신의 고난을 극복할 힘을 얻어서 전세계를 구한다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첫 번째, 주체의 행위에 대하여 분석하고, 두 번째, 영화에서 생텀(sanctum)으로 지정된 지역들의 의미를 탐구하여 이 둘이 어떻게 서구문명의 오만함과 연결되는지 설명하겠다. 렇게 주장하면 혹자는 내가 인종차별주의자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다양한 주제들을 통하여 무엇을 상징하고자 했는가"에 주목해서 이 영화가 내면에 숨기고자 했던 의미를 나름대로 추론하여 왜 이 영화가 서구문명의 오만함을 내포하고 있고, 그게 현실에 어떻게 투영되는지에 대한 나의 주장을 전개하고자 한다.

우선 등장인물들의 행위가 서구문명의 오만함으로 설명될 수 있는 이유는 그 등장인물들의 행위가 유럽을 비롯한 서구문명이 발전해온 과정을 오마쥬했다는 것이다. 물론 "닥터스트레인지"는 표면상으로는 이기주의, 물질우선주의 등을 배제하고, 그것보다 우월한 화합과 평화, 그리고 온 우주의 기운(?)과 조화를 이루는 정신을 더욱 중요시하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실천하는 주체가 과연 누구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바로 영국인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이다. 닥터스트레인지는 자기중심적이고 물질만능주의적인 생활을 맹신하다가 고난을 타파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서 동양적인 "기"와 조화를 배워 세계를 암흑에서 구해낸다. 

이는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지중해 교역로가 차단된 유럽은 신대륙을 개척하여 삼각무역을 활성화시켰고, 산업혁명을 통해 전세계를 식민지화시키고 정복한 역사와 비교할 수 있다. 즉 영화에서 닥터스트레인지가 "동양적인 기"의 습득하는 과정은 사실 우월한 기술을 습득하여 다른 대륙보다 우월해져 왔다는 유럽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이 포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닥터스트레인지가 살육을 위해 망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강조할 수 있다. 즉 이 영화에서 묘사된 "기"는 침입자에 맞서 싸우고 그들을 역으로 정복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수단일 뿐이다. 그리고 에인션트원이 수백년 동안 존재해온 켈트족이고, 스트레인지가 그녀에게 기술을 전수받는 점도 마치 영국과 미국이 과거의 로마제국의 핏줄을 이어받은 계승자로서 행동한다는 마인드가 짙게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생텀(sanctum)이 왜 런던, 뉴욕, 그리고 홍콩에 있는지 그 지정학적 문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세 지역은 서구문명의 우월감과 동양지역에 대해 끊임없이 개입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트리니티(trinity)는 서구 문화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상징 중 하나인데 왜 런던, 뉴욕, 그리고 홍콩이 들어갔을까? 그것은 즉슨 세 곳이 무너지면 전 세계가 무너진다는 의미이다. 우선 런던은 과거 대영제국의 심장을 상징한다. 뉴욕은 당연히 현 제국인 미국의 심장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세계관에서 홍콩이 트리니티의 마지막을 구성하고 있는 맥락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홍콩은 영국이 중국과의 아편전쟁으로서의 전리품으로 1842년 난징조약을 통해 넘겨받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동양에 대해 개입하고자 하는 서구의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이유는 현 시점에서 영국과 미국이 각각 EU침체와 2008 금융위기로 상대적으로 하락할 때 동아시아 지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지분은 더욱 더 커졌고,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의 위기의식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TPP, APEC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아시아지역에 관여해오고 있으며, 실제로도 이 지역에서 군사적, 경제적 우위를 차지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러한 맥락에서 홍콩은 과거에 서구열강이 이 지역을 제패했던 우월감의 상징이며, 지금도 동아시아 지역에 간섭함으로써 우월한 지위를 되찾겠다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 두 가지를 종합해보면, 닥터스트레인지는 표면적으로는 동양적 가치 등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월한 기술의 습득으로 인한 우월한 지위의 차지, 그리고 런던, 뉴욕이 대표하는 지역들의 홍콩이라는 아시아지역에 대한 개입의 상징을 상정함으로서 서구문명의 오만함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2016년에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이라는 사건은 어쩌면 당연한 논리적 귀결일지도 모른다.

"한 때 잘 나갔던" 영국을 살펴보자.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제 1차 세계대전까지 찬란하게 빛났던 대영제국은 독일과 미국이라는 후발주자에 밀려 쇠퇴했고, 현대에는 생산산업의 하락, 높은 임금으로 인한 국제경쟁력 하락, 높은 실업률 등으로 EU에서도 중심자리를 사실상 독일과 프랑스에 내준지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브렉시트는 영국 국민들의 과거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가 침체되고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각종 전쟁 전 민족주의를 통한 국민들의 결집되는 경향들이 있었는데, 브렉시트는 비단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新)민족주의적 움직임의 하나인 것이다. 즉 대다수의 영국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어떤 문제를 주변 국가들과 상의하여 협력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제국적 지위에서 일방적(unilateral)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강한 영국의 재림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트럼프가 당선된 미국을 살펴보자. 미국은 아직도 기축통화로서 달러를 유지하고 있고, 군사적으로도 세계 군비의 반을 소비하고 있어서 패권으로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8년 금융위기, 아니 어쩌면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의 시행때부터 미국 중산층의 몰락은 급속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미국은 양극화가 그 어떤 선진국가보다 극심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던 백인 남성은 라틴계, 흑인에 밀려 일자리를 잃는다고 주장하였고, 그러한 맥락에서 올해 일어난 경찰에 의한 흑인 사살과 흑-백 대립은 인종갈등이 인구의 멜팅팟(melting pot)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미국에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더 휘발성 있는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 관점에서 "Make America Great"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트럼프는 항상 우월한 지위를 점유했지만 그 지위를 잃어간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던 백인, 특히 백인남성집단에게 어필하기 충분했다. 트럼프의 정책인 이민자추방, 미국의 군비부담 감소 및 동맹국에게 비용전가, 무슬림 탄압은 그들에게 부합하였던 것이다. 미국이 다민족 사회이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하는 사회이긴 하지만 백인은 여전히 다수를 구성하는 사회 상위계층이며, 이는 미국 선거구의 제리맨더링(gerrymandering, 선거구개편)을 통해 투표결과가 백인에게 더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도록 설계되어 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도와주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기득권세력이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그들에게 여성혐오, 인종차별, 윤리의식은 크게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 트럼프는 당선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닥터스트레인지라는 이 영화는 이상하게도 서구문명의 우월함을 강조하며 세계에서 자신들의 지위를 되찾고싶은 열망이 반영된 영화였으며, 그러한 열망은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로,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대선승리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영화로, 정치는 정치로 분리되어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영화를 통해서 표출되고, 정치는 그것을 반영하며 문화와 상호작용하면서 일국의 정책을 형성하고, 그러한 집합체의 국가들이 국가관계를 맺는 것이다. 현 세계의 흐름은 명확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물론이고 한국과 북한 또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추종하는 지도자들이 집권하였다. 1876년 강화도 조약을 맺은 후 국권을 침탈당한 뒤로 외세의 개입에서 편한 날이 없었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끊임없이 자신과 자국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다른 국가에서 일어나는 문화와 정치가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다시 이별

예상은 어느 정도 하고있었지만, 장거리는 역시나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이별을 겪었다.그리고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별은 언제나 익숙하지가 않다. 아니, 익숙해질 수가 없는건가.그래서 여느 이별때와 같이 슬픈 노래나 몇 들으면서 방구석에서 찌질대고, 드라마도 봤다가, 멍하니 누워있기도 했다가...여느 때와 같이 술은 도움이 안 된다는 걸 ... » 내용보기

본격 외로운 유학생의 나홀로 추석만찬 해먹기

추석이다.하지만 우리 가족은 나만 빼놓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버렸다.나도 피자 먹을 줄 아는데...ㅠㅠ그래도 의기소침해있지 말고 혼자라도 만찬을 해먹자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름하여 "올시즌 추석 스페샬 오마카세!" 한우는 질려서(비싸서) 양갈비를 구워먹기로 한다.요리를 하기 전에 플레이팅을 대충 어떻게 할지 그려본다.역시 난 그림에 소질이 없는 것... » 내용보기

본격 외로운 유학생의 강릉/속초 먹방여행 2/2: 속초대혈전

아침이 밝았다.좋은 술을 (졸라 많이 쳐)마셔서인지 숙취가 별로 없다.펜션을 대충 정리하고 속초행 고속버스를 탄다.30분쯤 달리다가 양양에 진입할 때 즈음 난 느낄 수 있었다. ME FEEL~우왕 포켓몬이 잡힌다~ ㅎㅎㅎ걸어다니지 않고 편하게 달리는 버스에서 포켓몬을 잡다보니 어느덧 속초에 도착한다.기상예보에선 오늘은 속초에 비가 내리지 않을 거라고 말... » 내용보기

본격 외로운 유학생의 강릉/속초 먹방여행 1/2: 강릉대혈투

우와 정식 포스팅 넘나 오랜만인 것!!!!따라서 문체가 다소 어색하거나 고시오패스스러워도 양해해주길 부탁한다.그리고 본격 외롭지도, 유학생이지도 않지만 내 정체성이니 제목에는 본격 외로운 유학생으로 칭하겠다.때는 바야흐로 온국민이 폭염과 누진세, 그리고 병맛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신음하던 2016년 여름...네 고시생은 제대로 된 여행도 한 번 못 가보고... » 내용보기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