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패스트푸드의 자존심은 우리가 지킨다! Hong Kong Wok ㄴ매디슨 위스콘신

드디어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기말고사가 끝이 났다.
시험덕분에 이틀밤을 새서 살짝 (정말아주판타스틱하게) 몽롱한 상태였는데,
디엔지가 한국에 들어가기 전, 가족들 선물을 사러 쇼핑몰에 가자고 그런다.
디엔지의 별명을 영어로 읽으면 D&G이다.
하지만 돌체엔 가바나가 아니라 대구(DaeGu)를 뜻하는 것이다.
디엔지는 이번학기 신입생인데, 같은 대구 출신인데다 나이도 같아 친해진 친구이다.
디엔지는 180에 72인 훈남이다. 위너이다 흑흑
크리스마스때 외로운 분은 올시즌에게 연락드리면 디엔지의 연락처를 드리겠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면서...
우리는 그리 축복받지 못한 유학생이라 버스를 타고 쇼핑몰에 가기로 했다.
저를 렌트해 주실분 어디 없나요.



버스 안의 사람들.
옆자리는 하필이면 커플이다. 하나님 맙소사.


버스 안에서 디엔지와 기말고사한테 효도관광을 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쇼핑몰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이었기 때문에 밥을 먹고 쇼핑을 하기로 한다.
오늘의 메뉴는 홍콩웍. 하지만 추종자인 나는 홍콩'옥'이라고 부른다.






쇼핑몰을 거닐다 보면 문도 없이 뻥 뚫린 곳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홍콩옥.







이런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책을 겉덮개로 판단하지 말란 말이 있지 않았는가,
뻥뚫리고 허름해 보이는 이 곳은
우리 도시에서 가장 맛있는 중국식 패스트 푸드를 만들어낸다.
아는 형님이 한번 여기 데려왔었는데,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던 기억이 있다.




통통한 중년이 주문을 받는다.
뒤에는 오픈형 주방이다.
중국집 위생이 안 좋다는 이야기는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티비를 보다보면 음식에 쥐가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 오픈 주방은 더더욱 음식에 신뢰를 갖게 해준다.



음식을 시키면 번호표를 나누어준다.
오늘 컨디션이 제로여서 음식을 시키고 털썩 앉아서 기다린다.
컨디션 제로라는 게임은 정말 재미있다.
고등학교 여름방학때 SAT공부는 안하고 학원쉬는시간에 친구들과 밑에층 피씨방에서 버닝을 하던 기억이 난다.
녀석들...지금은 잘 살고 있으려나...
잠을 못자서 정신줄을 놓았다 말았다 한다.
이야기가 계속 삼천포로 빠진다.





어쨌든

메뉴는 크게 면종류,볶음밥,닭,소고기,돼지고기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우리가 오늘 먹을 메뉴는 홍콩옥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크랩 래군 (Crab Ragoon), 홍콩 크리스피 치킨 (Hong Kong Crispy Chicken) 이랑 돼지고기 마파두부 (Ma Pa Tofu)
메뉴는 레귤러와 라지 사이즈로 주문할 수 있는데, 사내자슥 두마리는 라지로 주문했다. (각각 8.75)





우리의 디엔지군.
훈남이다.







그렇게 5분정도를 기다리다 보니 점원이 음식을 갖고 나온다.
엄청난 스피드이다.
패스트푸드의 기본을 확실히 한다.
근데 중국음식의 기본은 확실히 할까?





먼저 에피타이저로 시킨 크랩 래군 (Crab Ragoon).
게맛살과 크림치즈를 갈아서 튀김옷을 입힌 다음 튀긴 튀김이다.
이건 미국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즈가 안 들어가 있으면 그것은 음식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미쿡인들의 입맛에 맞춰 탄생한 튀김. 
다른 중국식 패스트푸드점에서 이 것을 먹으면 아주 느끼한 경우가 있는데
홍콩옥의 그것은 한입 깨물면 '파삭' 하는 소리와 함께 게맛살과 크림치즈의 고소함이 입안으로 퍼진다.
와인안주로도 아주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디엔지가 시킨 마파두부.
아주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돼지고기도 적당히 볶았고, 두부의 질도 아주 괜찮다.
미국에서 먹어본 마파두부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여기에다가 고추기름을 약간 뿌리고 밥에 비벼먹으면 와 팔짝뛰고 죽었뿐데이= 그거 밥도둑이 따로 없다.




내가 시킨 홍콩 크리스피 치킨.
미국에서 중국식 패스트푸드를 먹다보면
아주 눅눅하거나 딱딱하게 굳어져 사랑니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인 튀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홍콩옥은 기본에 충실하다. 바.삭.한.튀.김.
튀김의 바삭함과 부드러운 육질의 조화는 마치 무척이나 고급스런 일식집에 온 느낌을 준다.
소스도 꽤 중독적인데, 보통 패스트푸드스럽게 달달한게 아닌 짭쪼름하고 농후한 맛을 낸다.
북한인민처럼 마구 퍼먹기 시작한다.
입안에서는 치킨과 밥이 조화를 이루어 환상 교향곡을 연주해 내고 있다.
이거 꼬라지 보니 오늘도 다이어트는 글렀다.




패스트푸드점 치고는 꽤 괜찮은 밥이다.
푸슬푸슬 거리지도 부석부석 부서지지도 않는다.
우리나라 밥 보다는 덜 찰지면서 약간 고슬한 느낌.
마파두부랑 치킨이랑 퍼서 마구 비벼 먹는다.
우걱우걱
약 10분 동안 아무 대화가 없다.
정말 닥치고 먹는다.


점점 배가 불러온다.
중국음식에 많이 들어가 있는 MSG덕분에 졸음이 유성우 쏟아지듯이 몰려온다.
일어나서 소화도 시킬겸 쇼핑을 하기로 한다.
매디슨의 홍콩옥과 사이공은 꼭 시내에 있어야 한다는 푸념을 늘어놓으며 쇼핑을 다시 시작한다.
시험이 끝나 즐겁게 룰루랄라거린다.
옆에 백인 아줌마가 이상하게 쳐다본다.
상관하지 않는다. 난 자유인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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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osolee 2009/12/23 10:05 #

    홍콩 크리스피 치킨 맛있지 말입니다..
    저도 먹고 싶지 말입니다.. :(
  • 올시즌 2009/12/23 19:53 #

    디엔지랑 우걱우걱 먹고있을때 형은 셤공부중이셨어요~!!
    다음에 한번 가지 말입니다.
  • 눈여우 2009/12/23 13:37 #

    저도 먹고 싶지 말입니다.. :( (2)
  • 올시즌 2009/12/23 19:54 #

    눈여우님 반갑습니다.
    저희 도시에 오면 한번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바삭한 맛이 일품입니다.
    눈여우님께서 남기는 댓글은 힘이 됩니다.
  • 목요일 2009/12/23 20:40 #

    시험이 끝나셨군요 축하드려요:D

    중국식 패스트푸드라니. 한국엔 없는 개념..역시 미국답다 싶어요^^;
    하긴 우리동네 자장면집도 엄청 빠른 자장면 배달에 있어서는 중국식 패스트푸드점 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네요.
    정말 미스테리인데요.. 전화를 끊자마자 1분이내에 배달이 온답니다.
    상가는 최소한 걸어서 8분~10분 거리인데요.
    제 생각에는 점심시간 즈음에... 아파트 사이를 배달원이 배회하다가 전화오는 집으로 오는 시스템이 아닐까...ㅋㅋㅋ
    삼천포에 빠졌네요 ㅋㅋㅋ

    음식이 패스트푸드 치고는 참 맛깔나보이고~훌륭해보이네요!!
  • 올시즌 2009/12/23 21:09 #

    한국은 정말 서비스의 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장면,치킨,족발,분식등 시키면 총알같이 튀어오는 서비스가 정말 부럽습니다.
    배달하는 아저씨들 팁안줘도 되는것도 정말 부럽습니다.
    한국에 계셔서 짜장면을 먹을 수 있는 목요일님도 정말 부럽습니다 흑흑
    저 중국음식은 목요일님께서 말씀한것처럼 패스트푸드치고 정말 훌륭한 음식입니다.
    좋아하는 레스토랑 Top5안에 듭니다.
    연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목요일 2009/12/23 21:44 #

    한국은 정말 '배달'민족의 나라죠ㅋㅋ(원래의 그 의미가 아니라..진짜 출중한 딜리버리...)
    그런데 솔직히 총알배달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웬만하면 30분은 기본이니 말이죠ㅎ
    제가 겪어본 음식배달은 대부분 그랬던 거 같아요. 우리동네 자장면은 정말 예외적인 경우이고.
    미국에 계셔서 좀 그런 배달이나 노팁에 대한 혜택은 없으시겠네요ㅠㅠ
    하지만 전 미국에 계신 올시즌 님이 부럽네요.

    올시즌 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보내세요. 연말도:)
  • 용감무쌍한 얼음의신 2018/08/01 03:14 #

    the counter man on the 5th pic was the counter boy in HK @ university ave during my time in madison. the boy received orders with his mom during lunch hrs. miss those days 2.
  • 올시즌 2018/08/01 09:27 #

    thx for vis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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