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끄적끄적

가난한 사랑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317365&no=49





고시생이라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녹음이 우겨진 길거리에 찬란하게 햇빛이 쏟아지는데.

고시생이라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도서관 불 끄는 소리
청소차의 거친소리 망개떡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거대한 버스 굴러가는 소리.

고시생이라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아파트 뒤 단풍나무에 마지막으로 하나 남았을
샛노란 이파리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고시생이라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고시생이라 해서 왜 모르겠는가
고시생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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