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수 <내가 자란 서울>展 관람

얼마전 사진동아리에서 큰형님께서 한영수 사진전 리뷰를 올리셨길래 급 뽐뿌가 와서 광화문까지 나가기로 한다.

마침 학원도 쉬는 날이고...평일 낮에 불반도 헬조선 문화인 코스프레를 하기로 한다.

광화문 교보에서 책이랑 잡지(맥심아님....) 몇 권을 사들고 역사박물관으로 향한다.






Patterns, 2017

앤티크가 아닌 현대건물에 앤티크를 조화시켜 조성된 옛스러움을 소비하는 피맛골 건물.








5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6월부터 이제 여름 시작된다고 알리기라도 하듯이 햇볕이 내려쬐서 그만 편의점에서 맥주 한 깡 깔 뻔 했다.








여기도 뛰어들고 싶었지만 여분의 옷을 챙겨서 날 챙겨줄 엄마가 따라다닐 나이가 아니므로 자제하기로 한다.









아...나도 교복 입고 편하게 단체버스 타고 견학다니던 시절이 그립다~









햇볕을 피하니 역사박물관 내부는 시원하다.

오늘 관람할 전시는 한영수, "내가 자란 서울"이다.

한국 리얼리즘사진의 원류라고 하실 수 있는 한영수 작가님은 신선회의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이래서 스타트업이 중요한...










들어가면 이렇게 영상물이 반겨주고 앞에는 한영수 작가님 소개가 있다.

주로 50~60년대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이정도 네임드작가의 전시회면 8유로 받아도 할 말 없을 것 같은데,

서울시는 참 좋은 도시인 것 같다.

평일이라 사람도 없이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슬슬 둘러보기로 한다.









사진은 물론 셔속이나 조리개를 포함한 노출도 중요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결국 본질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피사체를 어떻게 포착하느냐의 문제인데, 결국 피사체를 담아내는 구도에서 작가의 역량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보통 우리는 사진에서 사람을 안 잘리게 찍으려고 노력하는데, 이 사진을 보면 한영수 작가는 구도에서 사람이 잘리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 이걸 갖고 토론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전시회를 가기 전에 50~60년대의 서울 하면 막 가난, 고통, 굶주림, 죽음 등의 다큐사진들이 잔뜩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사진을 보면 그 당시에도 서울 상류층은 매우 넉넉하게 살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의복 같은 게 요즘 관점에서 봐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었다.








물론 궁이 아닌 시장에서는 내가 고정관념을 갖고 갔던 "서민"적인 사진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생선비린내가 사진 너머로 전해져 온다.








배치가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고단한지 우물에 기대있는 남자아이와, 표정은 드러나지 않지만 우물을 길어가고 있는 작은 등에서 고단함이 느껴지는 여자아이까지.









하지만 아이들은 역시 노동의 영역보단 놀이의 영역이 잘 어울린다.

천덕스러운 표정이 인상적이다.











닭이 큰 건지 아이가 작은 건지 알 수가 없다.

저게 진짜 free-range chicken이라고 할 수 있다.







프레임 시리즈로 사진을 찍고있는 나에게 영감을 준 사진.

프레임을 꼭 정중앙에 위치시켜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란 말이야!











나도 나중에 집 한 켠을 내가 찍은 사진들로 이렇게 꾸미고 싶다.









꽝꽝 언 한강과 앙상한 철교에서 그 시대를 짐작해볼 수 있다. 물론 지평선 너머로 고층건물들의 존재도 부재하다.







이 시리즈는 같은 돌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촬영해놓은 모습이다. 언뜻 보면 브레송적이다.







라이카를 쓰면 더 멋진 사진들을 만들어낼 수 없을 걸 알기에 기변에 대한 미련은 과감히 버리기로 한다.









소중한 문화자산인 스크랩북







마지막 나가는 길에 한영수 작가가 그 시절 찍은 사진이 크게 인화되어 있는데,








지나가면 이렇게 색채가 입혀진다.

관람실 규모도 크지않고, 무료이고, 한국 작가이고, 역사를 느낄 수 있다는 데에서 정말 가볼만한 전시회라고 생각한다.

6월 6일까지니까 서두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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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pimms 2017/06/04 21:47 #

    저도 한영수 사진전 보면서 참 비슷한 생각 했어요.
    저때도 잘 사는 사람은 잘 살았구나~
    명동 송화사(송옥사였나...) 앞을 지나는 여자들 옷차림이 정말 세련되어서 인상적이었어요.
    예쁘게 차려입고 아기에게 젖병 물리는 여자 사진 보고, 저때도 얼리어답터는 있었구나 싶더라고요.

    다른 사진들도 가난, 굶주림 같은 고통보다는 (전쟁을 겪었지만) 활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촛점을 둔 사진이 많구나 싶었고요.
    (가난 굶주림... 이런 사진은 보존실 옆에 상설전시되어 있습죠 - _- )

    서울역사박물관 참 좋은 곳인데, 관람객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올시즌 2017/06/05 01:16 #

    광화문에 있는데도 끝자락에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잘 안 오는 느낌이더라고요! 덧글 갈아주셔서 감사합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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