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외로운 직딩의 와인부림: 생떼밀리옹을 마셔보자(Chateau Simard 2009) 꿀꺽꿀꺽

말일이 되어간다.

돈이 별로 없다.

돈이 별로 없으니 꽤 괜찮은 가격에 생떼밀리옹을 맛 볼 기회가 있으니 돈을 써서 없애도록 한다.








입금하고 사나흘 뒤에 도착한 Vignobles Vauthier-Maziere Chateau Simard, Saint-Emilion 2009










생떼밀리옹의 유명 샤토인 Chateau Ausone의 오너인 알랭 보티엥의 딸이 생산한다고 한다.








생떼밀리옹은 프랑스 유수의 와인생산지역인 보르도에 속해있고, 강 오른쪽에 있는 메독 지역과는 달리 강 오른쪽에 있다.

메독 지역은 까바르네 소비뇽을 중점적으로 와인을 만드는 방면, 생떼밀리옹 지역은 멜로와 까바르네 프랑 포도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고 와인서처에서 카더라.






Chateau Ausone의 오너가 매니지한다는 이른바 "라인빨"로 광고를 한다 ㅋㅋ

아 그리고 이 와인은 80%의 멜로와 20%의 까바르네 프랑 품종으로 혼합하여 만들어져 있다.

참고로 멜로는 smooth, rounded flavor를 내고

까바르네프랑은 light~medium bodied, green bell peppers의 특징이 있다고 한다.







쨌든 외관을 몇 시간 동안 눈 마사지 한다고 와인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없으니 서둘러 개봉해보기로 한다.

2009년이라는 코르크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2009년은 블로그를 시작한 해이기도 한다.







상태 좋고~








내 인생 최초의 그랑크뤼인가?







쨌든 코르크를 뽑아 모셔놓고

느긋하게 빨래 좀 개다가 와인잔에 따르기로 한다.







와인 잔에 따라놓고 테이스팅 하기 전인 이 때가 젤 설렌다.







빛에 비춰보면 (누추한 형광등) 진한 붉은색, 루비색이 감돈다.








향은 다크한 체리와 시가향기가 나는 것 같다.
















한 입 마셔본다.

꼬올깍

체리와 시가향이 풍기는 달달한 향기와는 다르게 첫 맛은 의외로 드라이하다.

바디감은 끼안티 정도의 라이트함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단 더 무거운 중간 정도로 느껴졌다.








느긋하게 즐기며 두 잔 째를 한 시간이 지났을 때 맛보니 와인이 더 오픈되어서인지 향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게 이게 멜로인가? 하는 망상을 자아낸다.

돈 없는 보릿고개의 휴일이라 느긋하게 이거나 마시고 잠들면 괜찮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배가 고프다...

아무래도 빈 속에 와인만 마시니 배가 고픈가 보다...그래도 참아야 하는데...











보르도 와인은 소고기와 잘 어울린다고 한다.











와인 입문자로서 음식과의 마리아쥬를 직접 실험해보지 않고는 그 와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지 않은가!










빠다를 둘러서 구워주는데 그 전까지 방에 퍼져있던 샤또시마르의 근사한 향이 좀 묻혀서 아쉬웠다.










그래도 배고프니 구워주고~











뭐...이정도로 외식하려면 어림도 없으니 이렇게 집에서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먹기로 한다.











술기운이 올라와서인지 미듐보단 미듐웰던으로 익히게 되었다.









기름기가 살아있는 등심과 시마르가 잘 어울린다.

그래도 만약 다음에 이 와인에 소고기를 매치한다면 기름기가 덜한 안심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우님은 맛있으니까...









핸폰에 틀어놓은 재즈 플레이리스트에서 Billie Holiday의 "I'm a fool to want you"가 흘러나온다.

마치 나의 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

그랑크뤼와 한우 둘 다 아직은 내가 누려도 되는 분수가 아님을 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인간은 금단의 영역을 동경하기 마련이니까.

마치 며칠 전 마주쳤던 긴 생머리와 긴 다리가 아찔했던 아낙과 같이 소유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꿈이라도 꾸며 갈망하는 느낌이랄까.

고기를 곱씹으며 그러한 갈망의 편린을 탐닉한다.









그런 잡다한 생각을 하며 포도 향, 버터 향과 소고기 향이 뒤섞인 6평 원룸에서 행복의 조각을 맛본다.

최근에 BDM, 말벡과 같이 파워풀하면서 강인한 와인을 즐겼던 나에게 보르도 생떼밀리옹의 이 와인은 포도찌꺼기가 좀 나온다는 단점만 빼곤 우아함과 섬세함을 잘 가르쳐 줬던 것 같다.

그렇게 와인으로 인한 허기짐은 디저트로의 욕망을 야기하고 있었는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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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쿠켕 2017/08/30 09:21 #

    10년도 전에 샤토 보세주르?인가 하는 생떼밀리옹을 마셔보긴 했는데 어떤 맛이었는지 도통 떠오르지가 않네요.
    스테이크도 멋지고 와인하고 아주 잘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 올시즌 2017/08/30 11:41 #

    이렇게 혈중콜레스테롤이 축적되어 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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