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의 어느 날.
인슷하로 와인 포스팅들을 보다가 와인수입사인 금다리와인(@gold_bridge_wine)에서 부르고뉴 지역인 생또방 (Saint-Aubin) 화이트 5종+루즈 1종 시음회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니 한 판 까지!
뒤돌아볼 것 없이 참석한다고 광클...이 아닌 광DM을 보낸다.

마침 WSET 3단계 합격 인증서를 받으러 와인비전에 갈 일이 있어 갔는데, 큰 대로 건너편에 있어서 들리기 좋았다.

지하로 내려가면

아기자기한 공간이 나온다.


1인 운영체제라 요렇게 조그마한 진열대가 소매공간이다.
골드브릿지와인은 이름만 들으면 나파 와인을 수입할 것 같지만 실은 부르고뉴 와인을 전문으로 수입하며, 95%는 식당 등에 공급하고 5%는 소매를 한다는...

각종 맵과 사진들이 붙어있고

오늘 시음회가 이루어질 곳!


밭들이 표시된 지도를 프린트 해놓으셨다.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생또방은 코트드 본에서 북쪽 지역으로, 사샤뉴 몽라셰와 퓔리니 몽라셰 밭 위에 위치해있다.
왼쪽으로는 볼네, 오른쪽으로는 뫼르소가 있는...
참고로 80ha가 빌라쥬급 와인을 생산하고, 156ha가 1er Cru를 생산한다.

간단한 빵과

잔이 준비되어 있다.
리델 피노누아 잔이닷~
나도 갖고픈...흙흙

뒤쪽 싱크대에선 와인이 오픈되어 냉수에 목욕중이고..

오늘의 서브 주인공인 우니 한 판이 준비된다.



제철을 맞아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그럼 오늘 라인업을 소개해보겠다.
1. Sylvain Langoureau '16 Saint-Aubin Villages
2. Sylvain Langoureau '16 Saint-Aubin 1er Cru "En Remilly"
3. Sylvain Langoureau '15 Saint-Aubin 1er Cru "Le Champlot"
4. Francois & Denis Clair '15 Saint-Aubin 1er Cru "Les Frionnes"
5. Francois & Denis Clair '15 Saint-Aubin 1er Cru "Dents de Chien"
6. Lamy Pillot '14 Saint-Aubin "Argilliers"
참고로 생또방 지역은 그랑 크뤼가 없다는 사실~

1. Sylvain Langoureau '16 Saint-Aubin Villages
요건 한 밭에서 모두 생산해내긴 힘들어 생또방 북서쪽에 위치한 Tope Bataille, La Traversaine, En L'Ebaupin, Champ Tirant 4개의 밭에서 생산된 포도로 블렌딩해낸다고 한다.
또한 이 빈티지는 3월에 서리의 여파로 생산량이 4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한 모금 마셔보고...
외관: 연한 레몬,
후각: 중간+의 어린 와인, 레몬, 사과, 약간의 빵
미각: 드라이, 높은 산도, 중간 알코올, 중간 풍미의 레몬, 사과, 빵, 중간 여운
좋은 와인으로, 지금 마시기 좋으며 숙성 잠재력 없음
음 빌라쥬급 샤블리와 같이 날카로운 산도를 가졌으나 조금 몽글몽글한 느낌?

우니도 먹어줘야지~

생또방 블랑들이 대부분 오크처리를 한 와인이라 우니와는 찰떡으로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우니 자체는 엄청 맛났던!

2. Sylvain Langoureau '16 Saint-Aubin 1er Cru "En Remilly"
금다리와인 사장님의 말씀으로는 생또방의 최남단에 위치한 "엉 흐미" 밭은 가장 생또방에서 우아한 와인을 생산해낸다고 한다.
또한 미네랄이 많다는. 오크는 25%뉴오크로 11~12개월 숙성한다는...
이건 중간의 어린 와인으로, 사과, 모과, 복숭아, 빵, 견과류가 느껴졌으며
드라이, 중간+산도, 중간 알코올, 중간 바디, 중간 여운, 중간 풍미의 모과, 복숭아, 견과류가 느껴졌다.
좋은 와인으로 지금 마시기 좋으며 숙성 잠재력이 있다.
오크의 여파 때문인지 텍스쳐가 마음에 들었다.

3. Sylvain Langoureau '15 Saint-Aubin 1er Cru "Le Champlot"
*'15년도에는 특별한 피해 없고 해가 많아서 무난한 빈티지였으나 산도가 생명인 화이트는 산도 확보가 관건이었을 걸로 여겨진다.
얘는 화려한 느낌의 와인을 생산해낸다고 했는데, 시음회가 끝나도록 깨어나지 않아 (일어나세요 용사여...) 아쉬웠다.
얘는 사과, 레몬, 복숭아 느낌인데 2번인 엉 흐미 보다 조금 쨍한 편이었다.
혀에서는 질감 좋고 concentration이 느껴져서 이 와인의 풀 포텐셜을 느껴보고 싶었던..
갠적으로 20년도쯤에 열어서 1~2시간 동안 브리딩 후 마시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못 구하겠지...)

4. Francois & Denis Clair '15 Saint-Aubin 1er Cru "Les Frionnes"
이 생산자는 상뜨네 쪽에 밭이 주로 있는데, 생또방 샤르도네를 잘 만든다고 한다.
이녀석은 강렬한 어린 와인으로, 복숭아, 모과, 빵, 그리고 리슬링을 살짝 연상시키는 아카시아꽃향이 났다.
참고로 이녀석은 국내에 있는 마지막 수량이라고...나머지는 스쿠로에 있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5. Francois & Denis Clair '15 Saint-Aubin 1er Cru "Dents de Chien"
퓔리니 몽라셰 옆에 있는 밭에서 생산된 녀석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산도가 높아서 좋았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렇게 되니 퓔리니 몽라셰랑 사샤뉴 몽라셰 프리미에 크뤼가 마시고 싶어지는구나...셀러를 열어버릴까..

6. Lamy Pillot '14 Saint-Aubin "Argilliers"
외관은 중간 루비에,
숙성중인 와인으로 장미, 딸기, 레드 체리, 흙, 가죽, 커피향이 났다.
미각은 드라이, 중간 알코올, 높은 산도, 중간 알코올, 중간-바디, 중간 여운, 중간 풍미의 딸기, 레드체리, 흙향이 났다.
좋은 와인이며 지금 마시기 좋으나 숙성잠재력은 없는 걸로...
가볍게 마시기 좋은 퀄리티 피노누아이고, 특히 부르고뉴 지역에서는 이상한(?!) 오뜨 코트 드 본(ㅋㅋ)지역 루즈보다는 낫고, 물론 더 높은 가격대인 코트 드 뉘 빌라쥬급보다는 퍼포먼스가 낮은 편.
써놓고 보니 애매한...여튼 부르고뉴라 절대가격은 높은 편이다.
소금구이 치킨 뜯으면서 마시면 좋을 것 같다.

피노누아가 피노누아 글라스에 담겨있으니 알흠답군하.
나름 내성적인 성격이라(!) 시음회가 진행되는 동안 경청에 주력했는데 술 좀 들어가니 말문이 트여서 새럼들이랑 대화도 나누고 했던...

이렇게 한 바퀴 돌고 남은 와인들을 요청 하에 리필해 마셨는데...꺄 천국이야 >_<
처음 맛봤던 와인들과 다른 와인이라고 느낄 정도의 드라마틱함은 없었지만 그래도 두 시간의 세월(!)이 흐르고 난 뒤 맛보니 훨씬 나았던.
전체적으로 생또방 지역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블랑을 생산하는 느낌이었다. 대도가 아닌 사무라이칼 느낌?

오늘의 주인공들.

이정도 소규모 시음회는 처음이었는데, 이리저리 치이며 끊임없이 움직이며 돌아다녀야 하는 대규모 시음회와는 달리 전문가의 설명을 시원한 자리에 앉아서(이게 중요한듯)듣고, 여유롭게 한 잔씩 음미할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또 참석하고픈!
그렇게 샤르도네 향이 피어오르는 더위가 심각한 강남구청의 저녁이 시작되고 있었다.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