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검 및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
며칠 조심하긴 했다지만 장기간에 걸쳐 정성스럽게 무너뜨려온 내 몸이 단기간에 극적으로 바뀔 리는 없었다. 공복혈당은 108로 줄었으나 당화혈색소(대략 3개월간 당 평균치)는 당뇨기준인 6.5에 딱 매달려 있었고, 간 수치 또한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건 아니었다. 첫 번째 검진 후 "수치가 조절 좀 하면 금방 떨어지겠지?" 했던 나의 안일한 생각이 처참히 부숴졌다.
선생님께서는 일단 간염이 없는 게 다행일 정도로 간 손상이 심각한 상태로, 우선 간약을 복용하며 경과를 보자고 하셨다. 또한 절대 금주는 당연하며 체중감량이 최우선이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하실 때 선생님께서 다소 건조해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의사의 권고사항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그랬던 듯하다. 체중감량은 간에 부담가지 않는 선에서 한 달에 3kg씩 감량해보자고 하셨다.
<첫 번째 목표 설정과 실행방법: 체중 10% 감량>
의사 선생님께서 뼈대를 제공해 주셨기 때문에 나는 실천방법을 찾아야 했다. 유튜브, 논문, 학술지, 나무위키 등등을 오랜만에 논문 쓸 때처럼 샅샅이 뒤졌다. 그렇게 모은 정보를 종합해보건대 비알콜성 지방간은 체중의 10%를 빼면 극적으로 호전된다는 것이다. 당시 몸무게가 122.7kg였으니 우선 첫 번째 목표는 10%인 12kg을 체지방 위주로 빼는 것으로 결정했다.
사실 모두가 살 뺴는 방법을 알고 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참 간단하지 않은가?
나 또한 어릴 때 굶어서 20kg도 빼 보고 PT로 10kg도 빼 봤는데 요요로 귀신같이 돌아왔었기에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체중감량을 할 수 있을까 수도 없이 자문했다. 결론은 단기간에 개인의 성향과 욕구를 억압하면서 시행하는 체중감량은 무조건 요요로 돌아온다는 것. 따라서 내 방법은 식이와 운동 측면에서 최대한 느슨히 하되 생활 습관을 서서히 변화시켜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1. 식이. 당뇨와 간헐적 단식의 관계에 대해 많은 의사들의 의견이 갈린다. 혹자는 자주 조금씩 먹어야 한다 하고 다른 분들은 최대한 달 먹어야 인슐린 분비가 그만큼 안 된다 하고. 나는 당시에 여러 끼니를 챙겨 먹을 자신이 없어서 "잠 많이 자고 야식 안 먹는 거랑 비슷한" 느슨한 간헐적 단식을 해보기로 했다. 11시~1시 사이엥 첫 끼니를 먹고 6시~8시 사이에 두 번째 끼니를 적당히 먹기로 했다. 단, 간에 치명적인 술과 혈당에 치명적인 과당음료(콜라, 주스 등)는 당분간 없이 살아가기로 했다.
2. 운동. 헬스장? 운동기구 쓰려고 다른 사람 기다리기 싫다. 자전거? 날씨의 제약이 심하다. 고로 공간 및 날씨의 제약 없이 할 수 있는 맨몸운동 위주로 해보기로 한다. 처음에는 놀랍게도 이마저도 루틴화 시키는 게 힘들어서 운동하기 싫은 날에는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하고자 했다.

밥은 140g정도로 맞추고 야채는 많다 싶을 정도로, 고기는 부족하지 않다 싶을 정도로 먹었다.
글고 김치는 야채&비타민을 충족시켜줌과 동시에 짠 음식에 대한 갈망을 조절해주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우엉밥 & 계란,야채,그린빈 볶음

고기 대신 두부를 먹으면 좀 더 클린한 느낌이 든다.

첫 끼니 귀찮더라도 안 먹고 지나가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에 양 적고 고칼로리인 아보카도랑 호무스를 먹었다.

브로콜리를 좋아해서 다행이다. 브로콜리 많이 먹었음.

다음날.
저지방요거트는 영양 측면에선 좋은데 씹는 게 없이 그냥 넘어가니까 포만감에는 도움이 잘 되지 않는다.

오리는 닭이랑 돼지의 중간타협점 느낌이라 자주 먹는다.


고등어도 먹고

닭이 젤 만만하긴 하다.
주의할 건 순살 닭구이 제품 중에서 트랜스지방 함유되어 있는 제품들은 거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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